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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jandky
등록일
2017-11-21 05:08:39
내용
공자의 꿈, 청년의 꿈
송 재 소 (성균관대 명예교수)

  공자가 만년에 “심하도다, 나의 노쇠함이여! 오래되었도다, 내가 다시 주공(周公)을 꿈속에서 뵙지 못한지도(甚矣 吾衰也 久矣 吾不復夢見周公)”라 탄식한 것이 『논어』「술이(述而)」편에 보인다. 주공은 중국 고대 주(周)나라의 이상 정치를 실현한 인물로 공자가 가장 존경한 성인 중의 한 분이다. 말하자면 주공은 공자의 ‘롤 모델’이었던 셈이다.

  공자는 늘 주공과 같이 되려는 꿈을 가지고 살았다. 주공이라는 이상이 있었기에 공자는 그렇게 힘든 나날을 견디며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공자도 인간인지라 늙어서는 꿈에도 주공을 뵙지 못한다고 탄식했다. 이상이 시들어 버린 것이다.

일찍 시든 청년의 꿈

  청년(靑年)을 청춘(靑春)이라 부른다. ‘靑春’은 ‘푸른 봄’이 아니라 ‘봄’ 그 자체이다. 음양오행설에서 ‘春’은 동방(東方)에 해당되고 동방은 ‘청색(靑色)’에 배속되기 때문에 ‘春’을 ‘靑春’이라 하는 것이다. 이것은 매화를 ‘한매(寒梅)’라 하고 국화를 ‘상국(霜菊)’이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매화가 추운 겨울에 피기 때문에 ‘한매’라 부르고, 국화가 서리 내린 다음에 피기 때문에 ‘상국’이라 부른다.

  그러므로 청년은 계절로 치면 봄에 해당하는 나이의 사람이다. 봄이란 어떤 계절인가? 만물이 소생하고 온갖 꽃이 피어나는 아름다운 계절이다. 청년은 이 봄과 같이 아름다운 존재다. 청년에게는 온갖 가능성이 열려 있어 온갖 꿈을 꾸며 마음껏 이상의 날개를 펼친다. 대통령이 되는 꿈을 꾸기도 하고 예쁜 여배우와 데이트하는 꿈을 꾸기도 한다. 꿈과 이상을 가진다는 것은 청년의 특권이고 청년을 청년이게끔 해주는 삶의 추동력(推動力)이다.

  그런데 지금 이 땅의 청년들은 꿈을 잃어가고 있다. 연애와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이른바 ‘삼포세대’는 옛말이 되었고 취업과 내 집 마련까지 포기하는 ‘오포세대’란 말이 등장하더니 급기야는 인간관계와 미래에 대한 희망마저 포기하는 ‘칠포세대’가 청년을 지칭하는 신조어(新造語)가 되기에 이르렀다. 물론 이 땅의 청년 모두가 그렇다는 말은 아니겠지만 이런 말이 나돈다는 자체가 청년문제 심각성의 일면을 보여주고 있다. 공자는 늙어서야 주공의 꿈을 꾸지 않았지만 우리의 청춘들은 너무 일찍이 꿈을 접고 있다.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아프니까 청춘이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청춘은 으레 아프기 마련이다’, ‘아픈 것은 어른이 되기 위한 성장통이다’라는 달콤한 말로 꿈을 접은 청년들을 달래기에는 사태가 너무 심각하다. 오죽했으면 ‘헬조선’이라는 말까지 나왔겠는가. 문재인 대통령이 사태의 본질을 어느 정도 파악한 것이 그나마 다행한 일이다. 그는 지난 대선 유세에서 이렇게 말했다.

  “학교에선 입시 경쟁, 스펙 경쟁에 내몰리고, 졸업하면 학자금 빚 독촉에 시달립니다. 청년 10명 중 서너 명은 실업자고 취업해도 비정규직이 대부분입니다. 취업, 꿈, 미래, 연애, 결혼, 출산 등 포기한 것이 너무 많은 청년은 세상이 지옥 같다며 ‘헬조선’이라고 부릅니다. … 누가 우리 청년들을 삶의 벼랑 끝으로 몰았습니까? … 우리 어른들이 그렇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청년이 꿈을 꿔야 대한민국의 내일이 밝다”고 말하고 “청년들이 자신의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는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그렇다, 청년들이 꿈을 꿀 수 있도록 만들어 주어야 한다. 꿈이 없는 청년을 청춘이라 말할 수 없다. 문 대통령의 공약이 공약(空約)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 그러나 대통령의 의지만으로 잃어버린 꿈을 청년들에게 되돌려 줄 수 있을는지… 보석 같은 우리 청년들을 창백하게 시들지 않도록 해야 할 특단의 조처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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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송재소

· 성균관대학교 명예교수
· 퇴계학연구원 원장

· 저서
〈시로 읽는 다산의 생애와 사상〉, 세창출판사, 2015.04
〈중국 인문 기행〉, 창비, 2015.03.
〈다산시 연구〉(개정 증보판), 창비, 2014
〈다산의 한 평생〉, 창비, 2014
〈역주 다산시선〉(개정 증보판), 창비, 2013
〈당시삼백수〉(공역), 전통문화연구회 2011
〈한국한시작가열전(송재소와 함께 읽는 우리 옛시)〉, 한길사, 2011
〈한국 한문학의 사상적 지평〉, 돌베개, 2005
〈주먹바람 돈바람〉, 문자향, 2004
〈몸은 곤궁하나 시는 썩지 않네〉, 한길사, 2003
〈한시 미학과 역사적 진실〉, 창작과비평사, 2001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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